일상록/정보공유

일본 수도에 방문한 사람들만 걸렸던 각기병. 사실 매우 간단하게 치유가 가능했었다고?

운앵 2023. 10. 14. 20:00
반응형

각기병은 다리 각, 기운 기, 병 병으로 '다리의 기운이 빠질만큼 아픈 병이다' 라는 뜻입니다.

 

각기병에 가장 오래 노출되고 고통 받았던 국가는 옆나라 일본이라 할 수 있습니다. 당시 수도에서 멀리 사는 사람이 수도에 상경하여 며칠 지내면 서서히 각기병 증세가 발생하곤 했습니다. 특히나 일본에서 각 지의 영주들을 견제하기 위해서 1년마다 상경 인원을 뽑아 해당 영주의 병사, 가족, 보좌관 등 거의 대부분의 인력을 수도로 집결시켰습니다.

 

그런데 이상하죠? 수도라면 질 좋은 음식들을 즐겨 먹었을텐데 그렇게 즐겨 먹었음에도 병이 든다니.

 

당시 '어떤 음식을 먹어야만 낫는다' '어떤 보약이 제격이더라' 이런 것들이 없던 시절이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각기병에 걸리는 이유를 알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보편적으로 먹는 소바나 잡곡밥을 먹으면 각기병에 낫는다는 것을 일찍히 알게 되었고 환자는 발생하나 그 규모는 크지 않은 상황을 유지해갑니다. 그래서 당시에는 에도에서 걸리는 병이다 라고 하여 '에도병'이라 부르기도 했습니다.

 

여기서 1900년대 초반 일본 군부대에 각기병이 엄청나게 퍼지기 시작했습니다. 군인을 모집하기 위해 잡곡밥이나 감자, 채소 등 음식이 아닌 쌀밥 위주의 음식을 제공한다는 발표가 문제였습니다. 그러다보니 군인들은 제대로 된 식사를 하지 못하고 각기병에 발생하기 시작합니다.

 

이런 상황에 영국으로 유학을 다녀온 군의관 타카기 카네히로는 한 가지 중요한 점을 잡아냅니다. 장교들은 각기병에 걸리지 않는데 병사들은 많은 수가 걸렸다는거였죠. 그리고 그 이유는 식단 차이에 있음을 발견해냅니다. 더욱 문제는 흰쌀밥'만' 먹다보니 영양불균형을 초래하게 된 것이었죠.

 

그래서 카네히로는 흰쌀밥만 주는 식단에서 잡곡밥과 육류를 포함한 식단을 도입했습니다. 물론 그 당시 병사들의 불만이 많았고 장교들도 '전염병'으로 생기는거라 어림짐작했으나 결과는 대성공이었습니다. 약 300명중 170명 가량이 걸렸던 각기병은 고작 열댓명이나 걸리는 가벼운 병이 되었죠.

 

이 때 인도의 카레를 벤치마킹하여 밥에 곁들어 먹을 수 있는 '카레라이스'를 보급하기 시작했습니다. 색이 색인만큼 밥으로 설사를 주느냐는 불만도 있었죠.

 

시간이 흘러 각기병의 원인이 신체내에 비타민B1이 부족하면 발생한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비타민B1을 적절히 섭취해야 각기병을 피할 수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적어도 집에서 균형잡힌 식사 1끼를 챙겨 먹는다면 더는 각기병에 걸릴 이유가 없어진거죠.

 

2000년대 초반 통계에서는 현대인은 이미 비타민 B1을 과다섭취 하고 있다 합니다. 다행스럽게도 비타민 B1은 과다 섭취한다고 해서 문제가 될 일은 없다고 합니다. 신장 질환을 앓고 있다면 주의해야하지만요.

 

그러나 안타깝게도 최근에도 각기병에 걸린 사람들이 드물게 나오는 실정입니다. 일본에서는 젊은 세대들에게서 각기병이 발병하기도 했는데 대체로 편의점 인스턴트 식품으로 3끼를 때운 사람들이 걸리곤 했습니다.

 

다만 인스턴트 라면은 인위적으로 비타민 B1을 집어 넣고 있습니다. 그래서 라면만 먹는다고 해서 각기병에 걸리진 않죠. 물론 라면만 먹으면 단백질, 지방이 부족해지는 문제와 염분의 과다섭취로 인한 문제가 생기겠죠.

 

이웃나라인 한국에서는 각기병이란 병이 생소한데요. 주식이 잡곡밥이었고 도정 기술이 일본보다 현저히 떨어져 백미밥을 만들어 먹는게 어려웠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한국에서는 1960년대를 지나가야 각기병이 발병하기도 했다네요.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