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록/잡설과 생각들

책상 한 켠에 있는 약. 알고 보니 소화제였다.

운앵 2023. 2. 14. 1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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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께서 배가 고프지 않을 때 먹으면 효과가 직빵이라고 혹 입맛 없을 때 먹으라고 놔둔 약이 하나 있다.

 

약 40일전에 코로나가 걸려서 이래저래 병원에 들르면서 처방받은 약들이 많았는데 그중 위장관운동조절제 중에 트리메부틴이라고 포함된 것이 있었다. 그때는 대수롭지 않게 넘어갔는데 오늘에서야 책상에 있는 약품의 이름이 트리부틴이라는 걸 확인했다.

 

당시엔 대충보고 그냥 입맛 없을때 먹어야겠다 하고 내버려두었는데 이제 보니 입맛을 끌어올리는 게 아니라 위와 장의 운동을 조절하는 약물이었던 것. 그런데 이 약은 병원의 처방이 없으면 지어 줄 수 없는 약인데 어찌?

 

그래서 물어봤더니 작년 여름에 더위 먹고 매일 더부룩해서 병원에 갔더니 한 달치를 지어주셨단다. 그렇게 1통에 있던 약을 3분의 2를 드시고 남은 것을 내게 주셨던 거였다. 그런데 나 역시도 소화기관이 영 좋지 못하다 보니 3개월에 1번씩은 병원에 가서 위장관운동조절제를 받아온다. 물론 3일 치 받아오면 1일 치나 제대로 먹을까 말까 하고 나머진 그늘진 곳에 내버려 두긴 한다.

 

이럴 줄 알았으면 알아서 잘 챙겨 먹을 걸 그랬나...

나는 또 먹으면 속이 깨끗히 비워진 것처럼 배가 고파서 밥을 잘 먹는 그런 약인 줄 알았다. 하긴 그런 것이 있었으면 몸매 관리가 아닌 마른 체형이 있기가 좀처럼 힘들다고 생각했다.

 

만약에 내가 약을 찾아보는 습관이 없었다면 트리부틴이 위장관운동촉진제인지도 모르고 살았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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